릴레이 리스트 ⑦ – 여섯번째, 데츠카오사무 문화상 대상 수상작

일본에는 참 만화상이 많다. 각 출판사별로 매년 대표 만화를 선정하고 있기도 하고, 서점 관계자들이 선정하는 경우도 있고, 『이 만화가 대단하다』 같이 특정 출판사에서 매년 선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 중 가장 권위적인 것을 뽑는다면, 아마도 데츠카 오사무 문화상이 아닐까 싶다. 『철완 아톰』, 『블랙잭』, 『붓다』, 『불새』 등 일본 만화의 신으로 추앙 받는 데츠카 오사무의 이름을 딴 상으로 그 해의 가장 주목 받는 만화가 선정되고 있다.

그래서 이전 릴레이에서 가장 마지막에 다뤄진 『몬스터』를 포함, 역대 대상 수상작 중 7개를 선정하였다.


몬스터

1995~2002 / 우라사와 나오키 / 제 3회 대상 (1999년)

데츠카 오사무 문화상 사상 최초로 연재 중인 작품이 대상을 탄 케이스다. 당시에 우라사와 나오키 팬은 이것에 자부심 같은 것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3회에 불과했었다 🙂
이전 주제인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작품에서 다뤘듯이, 우라사와 나오키 특유의 스릴러 스타일을 정립시켜 준 만화로, 이후 연재하는 『20세기 소년』, 『플루토』, 『빌리 배트』가 모두 『몬스터』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높은 완성도 때문에 실사화가 되길 바라는 만화로 항상 꼽히는데, HBO에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 연출작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미드다.


히스토리에

2003~연재중 / 이와아키 히토시 / 제 16회 대상 (2012년)

『기생수』로 잘 알려진 이와아키 히토시의 팩션 만화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궁정 서기관 에우메네스의 삶을 다루는 만화다. 역사에 대한 철저한 고증으로도 유명한데, 그 덕분인지 연재 주기가 정말 정말 길다. 12년 동안 8권까지 밖에 안 나왔다면,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재미와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이렇게 발간이 늦어져서 섣불리 추천하기 곤란한 만화이기도 하다. 이와아키 히토시를 접하고 싶다면, 현재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고 있는 『기생수』로 추억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곧 영화로도 나온다고 하니, 복습도 할겸.


3월의 라이온

2007~연재중 / 우미노 치카 / 제 18회 대상 (2014년)

데뷔작 『허니와 클로버』로 주목 받는 작가로 뛰어올랐고, 『3월의 라이온』으로 거장급으로 떠오른 느낌이다. 키리야마 레이라는 중학생 장기 프로기사의 성장을 그린 만화인데, 『허니와 클로버』가 짝사랑과 자아찾기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흘러갔다면, 『3월의 라이온』은 주로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미노 치카 빠돌이로써 보는 사람마다 『허니와 클로버』를 추천하곤 하는데, 『3월의 라이온』은 쉽게 그럴 수가 없다. 이 만화도 7년 이상 연재 중인데 아직 9권까지 밖에 나오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8천의 라이온이라 불릴 만큼 8천원이라는 단행본 가격 때문에 욕을 많이 먹었었는데, 이제는 8천원이 아무렇지 않은 세상이 되어서 가격 이슈는 별로 없는 편 ㅠ


죽도 사무라이

2006~2010 / 마츠모토 타이요 / 제 15회 대상 (2011년)

에도시대의 사무라이 ‘세노 소이치로’ 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마츠모토 타이요가 작화만 담당한 케이스다. 원래 마츠모토 타이요의 독특한 그림체가 인상적이긴 하지만, 거기에 동양의 옛스러운 느낌마저 더해져 한 컷 한 컷에서 예술적인 느낌마저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인 만화다. 아직 완결까지는 못 읽은 만화이긴 한데, 범상치 않은 과거를 갖고 있는 사무라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국내에도 완결까지 출간됐으며, 전체 8권으로 완결되었다.


플루토

2003~2009 / 우라사와 나오키 / 제 9회 대상 (2005년)

우라사와 나오키는 『몬스터』에 이어 『플루토』로 두 번째 대상을 수상하였다. 철완 아톰의 에피소드중 하나인 『지상 최강의 로봇』 편을 우라사와 나오키 식으로 재해석한 만화로, 데츠카 오사무의 아들인 데즈카 마코토가 감수를 맡았다. 그래서 그런지 단행본 1권만으로 대상을 차지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ㄹ기획부터가 범상치 않았고 만화 자체도 재미와 완성도가 뛰어났기 때문에, 이외에도 상복이 많은 만화였다. 일본에서는 일반판과 호화판이 함께 발매되었었는데, 전부 호화판으로 사는 바람에 이 만화에만 20만원 가까이 쏟은 눈물 나는 기억이…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만화는 아니었는데 🙂


배가본드

1998~연재중 / 타케히코 이노우에 / 제 6회 대상 (2002년)

『슬램덩크』 이후 누구도 생각하지 못 했던 미야모토 무사시를 소재로 한 만화를 들고 왔다. 초반부터 안정적인 작화와 인상적인 연출로 확실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일반적인 사무라이 만화와는 궤를 달리 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부정기 연재에 가까울 정도로 연재가 들쭉날쭉이라 그런지 초반의 인기는 이어가지 못 하고 있다. 『슬램덩크』의 후광을 업고 초반의 반응이 특히 뜨거워서 그랬던 것 뿐이지, 지금 그 인기가 시들하다는 뜻은 아니다. 타케히코 이노우에는 가우디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약간 예술의 길로 가려는 모습이 보여서, 만화팬으로서는 다소 아쉽다. 특히, 『리얼』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으로서 1년에 2권만 내줬으면 하는 소망이… 🙂


타임슬립 닥터 진

2000~2011 / 무라카미 모토카 / 제 15회 대상 (2011년)

위에서 소개한 『죽도 사무라이』와 함께 15회에 공동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현재의 외과의사 미나가타 진이 1800년대로 타임슬립해서 의술을 행한다는 내용이다. 무라카미 모토카는 전작인 『용』에서도 역사를 정면으로 다뤘었는데, 이번에는 타임슬립을 소재로 의료만화와 역사만화를 섞었다.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며 인기에 탄력을 받았었는데, 2009년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였고 팬들로부터로도 2009년 최고의 일드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송승헌, 김재중 주연의 『닥터 진』이라는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다.


다음 릴레이는 마지막에 소개한 『타임슬립 닥터 진』이 포함된 다른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