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미래에 대한 마크 주커버그의 대담한 계획

어제는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의 딸 출산 소식과 함께, 지분의 99%를 기부한다는 통 큰 기부가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그 동안 Instagram이나 WhatsApp, Oculus 등을 인수할 때도 엄청난 금액으로 사들여서 배포의 스케일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에도 역시 남달랐다. 그래서 한 번 간단히 정리해보기로 했다. 보름 전쯤에 Fastcompany에 실린 글 Inside Mark Zuckerberg’s Bold Plan for the Future of Facebook인데, 인상적인 부분 위주로 정리하였다. 따로 덧붙인 내용도 섞여 있으므로, 위 글의 내용만 궁금하다면 원문을 읽기를 권한다. 전문번역하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심 🙂


페이스북이란 기업

페이스북과 함께 대표적인 테크기업인 구글은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려고 한다. 무인자동차, 스마트 콘택트 렌즈, 구글 글래스 등 셀 수 없이 많다. 결국은 Alphabet이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수많은 분야에 도전할 것을 공식화했다. 반면, 페이스북은 그렇지 않다. 주커버그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이로 인해 세상을 좀 더 개방적이고 연결된 곳으로 만드는 것 (to give everyone in the world the power to share and make the world more open and connected)”이라는 페이스북의 미션 아래 일을 추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MAU(Monthly Active Users)가 15억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숫자를 기록 중인데, 하지만 초반에는 그 성공을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다. Facebook 모델은 하바드 밖에서는 안 될 것, 엘리트 학교 밖에서는 안 될 것, 대중 대상으로는 안 될 것, MySpace를 이기지 못 할 것, 수익화 수준이 밸류에이션에 못 미칠것, 부모 세대가 가입하면 10대의 이탈을 막지 못 할 것, 모바일에서는 수익화를 제대로 하지 못 할 것 등등.. 하지만, 이 모든 편견을 깼다. 2015년 3분기에는 MAU 15억 중 90%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접근했고, 모바일 광고 수익으로 $43억을 올렸다. 구글의 YouTube와 텐센트의 WeChat을 제외하면 상위 6개 소셜 플랫폼 중 4개가 페이스북이다.

이 때만 해도 5억

이런 비판적인 시선이 오래 전 이야기가 아니다. IPO가 이뤄진 2012년 2월만 해도 수익성에 물음표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포트폴리오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수준으로 뛰어나다. 15억 인구가 페이스북을 쓰고, WhatsApp은 9억, 페이스북 메신저는 7억, 그룹도 7억, Instagram은 4억의 유저가 쓰고 있다.

나를 안내해준 주희상님은 내부에 들어와서 보니 페이스북의 모든 지표가 상상이상으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 놀랐다고 한다. 페이스북본체뿐만 아니고 메신저,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모든 주요서비스가 상승세다. – ‘페이스북 신캠퍼스 구경하기’ 중

CEO, 마크 주커버그

이런 엄청난 회사인 페이스북의 중심에는 단연 주커버그가 있다. 만 나이로 31세에 불과한 그는 믿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일을 해냈고, 진행 중에 있다. 어떻게 그가 이런 일을 해냈는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모든 것을 확 바꿔버린 천재적인 의사결정을 했다는 일화는 나오지 않는다. 대신에 그의 탐구심과 집요함, 자원(리소스)을 배치하는 능력, 페이스북과 그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집념 등을 칭찬한다. 그리고 거대한 계획을 작고 실행 가능한 성취로 잘게 나누는 능력이 능하다. Bret Taylor (2009~2012 CTO)에 의하면, 장기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다시 되돌아와서 다음 달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의 페이스북을 만든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는 말과 함께.

주커버그의 대단한 면모는 Instagram 인수건에서도 엿보인다. 2012년 4월, $10억으로 Instagram을 인수하였는데, Instagram CEO인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가 계속해서 회사를 이끌도록 위임하고 기존 기업문화도 유지하도록 하였다. 페이스북 리크루팅팀이나 스팸방지 기술 등은 지원하여, 그들이 지향하던 바를 ‘빨리’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방향을 틀지는 않았다. 인수 당시만 하더라도 “페이스북이 Instagram을 망치는 5가지 방법” 등의 기사가 넘쳐났지만, 인수 후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인수발표 후 10개월 만에 유저수가 3배로 늘었고, 그 다음 13개월 만에 다시 2배로 늘어났다. 이런 수치의 증가 외에도 인수 경험을 쌓은 것도 자산이 되었고, 향후 WhatsApp과 Oculus를 공격적으로 인수하기에 이른다.

너무 SK스럽게 변했던 싸이월드

또한, 자사의 서비스를 새로운 시선으로 보기도 하였다. 작년 7월에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본체에서 분리하여 별도의 앱으로 만들고, PayPal 사장인 David Marcus를 영입하였다. 당시에는 페이스북 메신저가 욕을 많이 먹었지만 (별도의 앱으로 만들어서), 현재는 7억명이 쓴다고 하니 좋은 결정이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리고 별도로 분리하면서 자체적인 BM을 설계할 수 있게 됐는데, 자체적인 AppStore를 구축하여 애니GIF를 제공하거나 쇼핑몰에서 메신저를 통해 고객 서비스 (배송조회 및 반품 등)를 지원하는 방식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아직은 진행 중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미래를 위한 계획, 1. 인공지능

인공지능(AI)이라고 하면 페이스북과 거리가 좀 있어 보이지만, 2010년에 적용된 사진 속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하여 태그를 거는 기술 같은 것을 의미한다. 진화한 AI는 사용자를 더 오래 머물게 하고, 타겟 광고의 매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고 있다. 또한 이 기술은 Instagram, WhatsApp, 페이스북 메신저 등 다른 소셜 플랫폼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래서 2013년부터 페이스북은 별도의 Lab을 만들어서 연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주커버그의 결단력을 볼 수 있는 일화가 있다. AI를 회사의 미래로 보고 deep learning의 대가 Yann LeCun을 스카웃 제안하였으나, 그는 NYU에서 강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거절하였다. 그래서 Lab을 맨하탄에 만들었다. LeCun은 계속 강의도 할 수 있고. 그렇게 문제는 해결됐다 🙂

AI는 손목시계에서 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디바이스에 대응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AI팀의 향후 5~10년간의 목표는 시각, 청각, 언어, 인식 기능에 있어서 사람 이상의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기대되기도 겁이 나기도 하는 발언이다. 현재도 성과가 없지 않다. 얼굴인식 기능을 활용한 Moments라는 사진 공유앱과 스팸 방지툴에 AI팀의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미래를 위한 계획, 2. 가상현실

작년 초, 페이스북은 Oculus라는 생소한 업체를 무려 $2000억에 인수했다. 회사도 생소하지만, 가상현실과 페이스북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던 때로 되돌아가면, 아이폰이 2007년에 나왔고 안드로이드가 2008년에 나왔다. 당시 페이스북은 주목받는 스타트업이긴 했지만, 자체적인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 수는 없었다. 2013년도에 Home이라는 안드로이드용 런처 앱을 개발했으나 실패했다. 다른 OS(안드로이드)를 바탕으로 하니 제약이 컸던 것이다. 주커버그는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할 찬스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점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앱이니, 저력이 정말 대단하다.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 순위 2015.2 Ericsson Mobility Report

개인적으로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아직 마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의견이 있는데, 바로 VR이 스마트폰 다음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커버그는 이번 전쟁에서는 스마트폰 때와 달리 페이스북이 선두에 서기 위해 VR에 과감하게 베팅하였다. PC나 모바일 어떤 환경에서든 전체 활동의 40%가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VR에서도 그렇게 되리라고 주커버그는 예상하고 있고, 단기적으로는 지난 9월에 360도 영상 기능을 페이스북에 적용하였다. Oculus는 조만간 Oculus Rift를 시판할 예정이고, 인수 전과 마찬가지로 하드코어 게이머를 대상으로 하는 단기 전략은 유지하고 있다. 인수 후에도 방향을 수정하지 않는 것은 인스타그램 때와 마찬가지다.

파격적인 인수이긴 하지만, 모두가 성공을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Sony, HTC도 VR 헤드셋을 내놓을 예정이고, 특히 구글은 $15에 불과한 카드보드로 경쟁력을 높였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HoloLens를 통해 AR(증강현실)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계획, 3. 인터넷 보급

전 세계를 연결하고 있는 서비스답게, 세계적으로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 기부 혹은 지인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기부 기능을 도입했었고, 이는 네팔 대지진 때도 사용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파리 테러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지인들이 안전한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문제는 페이스북에 연결되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들의 생사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15억 인구가 쓰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도 쓰지 않는 인구가 더 많다. 그들이 쓰지 않는 이유는 인터넷 자체가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래서 인터넷 미보급 지역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에 노키아, 퀄컴, 삼성 등 다른 테크 기업들과 함께 Internet.org를 설립하여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단, 그들에게 인터넷이 아닌 페이스북을 제공하여 망 중립성(net neutrality.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데이터 내용이나 유형, 인터넷 주소, 사업자, 단말기 등에 상관없이 모든 주체가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여튼, 인터넷 미보급 지역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드론을 띄우려고 한다. 태양열 동력의 드론을 6만~9만 피트 이상으로 띄운다면 고속 인터넷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작년 3월에는 영국의 드론 개발사 Ascenta를 $2000만에 인수하였고, 자체적으로 Connectivity Lab을 구축했다. 구글의 Project Loon과도 사업이 겹치는데, 둘은 경쟁을 하면서도 규제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부분적으로 협력을 하고 있다.


아티클이 꽤 오랜기간 Fastcompany에서 상위에 랭크되어 읽어보았는데, 다소 길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 잡스처럼 신적인 존재보다는, 무지막지하게 배워서 1인자가 되는 캐릭터에 더 정이 가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셰릴 샌드버그 COO는 본인이 아는 가장 끈질긴 사람이라고 평했고, 주커버그 옆 좌석에는 그가 궁금하고 관심이 많은 분야의 전문가가 앉는다. 2011년 타임라인 준비 때는 디자인 담당자가, Instagram 인수 때는 케빈 시스트롬이 옆에 앉았다.

이런 자세의 사람이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고, 아직 31세 밖에 되지 않은 그가 큰 결정을 내리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